아무것도 머무르지 않았다
살다 보면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아무것도 머무르지 않았다.
창가에 비친 봄 햇볕
하얗고 몽실몽실한 구름.
여름날의 한줄기 시원한 바람.
일생에 한 번뿐이라 생각했던 그 사람.
영원히 머무르는 것은 없었다.
그러고도 너무 슬프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싫어하는 것 또한
영원히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머무르지 않기에
조금씩 아쉽고 아련하며
가슴 시리게 아픈 추억 또한
훗날 아름답게 기억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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