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지난해 3배 A형 간염..'2040세대' 유독 취약, 왜?
[기자]
요며칠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 빠지지 않고 오른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A형간염인데요.
사흘 전 A형간염으로 시작해, 그제는 예방접종, 어제는 증상까지 그만큼 연령대를 불문하고 관심, 걱정이 높아지고 있죠.
20대부터 40대 청장년층이 유독 취약하다고 하는데요.
자, 지금부터 눈여겨 보시죠.
대체 왜 걸리고, 증상과 예방접종까지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39살 정 모 씨는 사흘 전, A형 간염 판정을 받고 입원중입니다.
2주 전 몸살 기운을 느낀 정 씨는 동네 병원을 찾았는데요.
[정OO/A형 간염 확진 : "18일 목요일에 일어나면서 몸살 기운이 있더라고요. 온몸이 쑤시고 열도 나고 그렇게 아팠어요."]
그런데 약을 먹어도 나아질 기미는커녕 급기야 황달 증세까지 보였습니다.
[정OO/A형 간염 확진 : "감기 몸살이었으면 며칠 쉬면 낫거든요. 이건 안 낫더라고요. 제가 일주일을 계속 누워있었던 것 같아요. 병원 갈 때 빼고. 나흘을 앓았더니 그때부터 황달 증세가 나타나더라고요. 온몸이 다 노랗고 얼굴이 노랗고. 소변 색깔을 봤더니 암갈색…"]
결국 대학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뒤에야 감기몸살이 아닌 A형 간염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유선홍/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처음에는 다들 감기로 오인하시고 병원을 잘 안 오시거나 쭉 감기약만 드시다가 증상이 오랫동안 호전이 없으면 큰 병원 응급실로 오셔서 A형 간염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32살 전용현 씨 역시 지난 17일 A형간염 판정을 받고 일주일 넘게 입원했다가 퇴원했는데요.
독감 증상부터 나타났던 전 씨는 간수치가 무려 정상수치의 100배가 넘는 A형간염 확진을 받았습니다.
[전용현/A형 간염 완치 : "간 수치가 입원 바로 직전에 3000 넘게 올라간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일반인은 몇이 나와요? 그러니까 30에서 40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건강에 크게 문제가 없었던 30대 두 사람은 어쩌다 A형 간염에 걸린 걸까요?
[전용현/A형 간염 완치 : "잠복기가 한 50일 된대요. A형 간염이. 그러니까 어디서 걸린 지 전혀 모르는 거예요."]
[정OO/A형 간염 확진 : "(의심되는 원인을) 전혀 모르겠어요. 전혀 어디서 걸렸는지 모르겠어요."]
자, 들으셨죠?
A형 간염은 일단 긴 잠복기가 최대 복병입니다.
[유선홍/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A형 간염이 워낙 잠복기가 길다 보니까 어떤 원인에서 갑자기 이렇게 전파가 됐는지는 역학조사도 어려운 상태입니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물이나 음식이 감염 경로로 추정되는데요.
[이유미/경희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A형 간염에 걸린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손에 의해서 전파돼 감염됩니다."]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평균 한 달정도 지나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심한 피로와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에 황달 증세가 바로 보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다는 겁니다.
[유선홍/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A형 간염에 걸렸을 때 평균적으로는 0.3~0.4%에서 간이 완전 기능을 소실하는 전격성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되어있고요. 아주 운이 좋게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간 이식이나 아니면 간 이식이 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A형 간염, 올들어 증가 추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까지 넉달간 3500여 명으로 지난해 전체 감염자 수를 넘었습니다.
게다가 환자 열에 여덟명꼴로 20대부터 40대 청장년층인데요, 왜 그럴까요?
[이유미/경희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우리나라에 1997년도에 예방접종이 도입되고 2012년부터 무상으로 접종을 시행했기 때문에 20대~40대에 있는 환자분들은 자연면역으로도 면역이 형성되지 않았고 예방접종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A형 간염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50대 이상은 비교적 위생환경이 좋지 않은 시대를 살면서 오히려 자연면역이 생긴 경우가 많고, 10대 이하는 국가예방접종 혜택을 받은 세대라는 겁니다.
때문에 '낀 세대' 격인 20대부터 40대가 A형 간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최선, 예방접종기관은 그야말로 북새통입니다.
[○○내과의원/음성변조 : "(A형 간염 예방 접종 되나요?) 지금 저희 백신이 없어요. 예약 안 받고 있어요."]
[△△내과의원/음성변조 : "A형 간염 저희 백신 재고 없어요. 6일 이후에나 접종 가능하세요."]
예방백신 공급이 여유 있는 곳을 찾는 청장년층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어떤 주사 맞으러 오셨어요? (A형 간염이요)."]
[문태인/대한산업보건협회 전문의 : "A형간염 예방접종 받으러 오신 분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오늘 오전에) 한 50명 정도 왔는데 작년 이때만 해도 10명 정도밖에 안 왔거든요."]
A형 간염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인 예방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하면 됩니다.
[문태인/대한산업보건협회 전문의 : "(면역력은) 90% 이상입니다. 1차 접종을 하면 항체가 생기기 시작해서 보통 1년간 유효하고 6개월 뒤 2차 접종을 하면 장기간 면역이 되죠."]
봄철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지금 A형 간염에 더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특히, 손씻기, 물 끓여마시기, 음식 익혀먹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병용 기자 (k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