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스님의 귀중한 가르침 ♧
아주 먼 옛날 어느 산골,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는 배가 고파 온 종일 우는 게 일이었습니다.
아기의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회초리로 울음을 멎게 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매을 맞았습니다.
그날도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매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집 앞을 지나던 노스님이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불연 무슨 생각이 나신 듯 집으로 들어와서 매를 맞고 있는 아이에게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이에 놀란 부모는 스님에게 그 연유를 물었습니다.
"스님, 어찌하여 하찮은 아이에게 큰절을 하시는 것입니까?"
그러자 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예... 이 아이는 나중에 정승이 되실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곱고 귀하게 잘 키우셔야 합니다."
그렇게 말씀하신 스님은 홀연히 자리를 떴습니다.
그 후로 아이의 부모는 매를 들지 않고 공을 들여 아이를 키웠습니다.
훗날 그 아이는 정말로 훌륭한 영의정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그 스님의 안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감사인사도 전할 겸 그 신기한 예지에 대해 묻고자 스님을 수소문하여 찾았습니다.
부모는 감사인사를 건네고 물었습니다.
"스님, 스님은 어찌 그리도 용하신지요, 스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우리 아이가 정승이 되리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빙그레 미소를 지으시며 노승은 이야기했습니다.
"이 돌중이 어찌 미래를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하나입니다. 모든 사물을 귀하게 보면 한없이 귀한 존재이지만, 하찮게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하찮은 존재가 되는 법이지요
마찬가지로 아이를 정승같이 귀하게 키우면 정승이 되지만 머슴처럼 키우면 머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세상을 잘 살고 못사는 것은 마음가짐에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귀한 사람은 귀하게 대해주어야 귀한 존재가 된다는 옛 선현들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 자신이, 또는 주변이 그렇게 만들 뿐입니다.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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