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이년이 다짜고짜
낼모레 간다고 보따리를 싸네여
사정을 해봐도 소용없고
붙잡아봐도 막무가네 땡깡을 놓네요
게으른 넘 옆에서 치닥꺼리 하다 지쳤다고
떠난다고 하네여...
생각해보니 떠날때가 되긴 되었군요
이년 하고도 일년만 살기로 약속했걸랑요
앞에간 년보다는 낫겠지하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잠도 같이 잤는데...
이제는 떠난데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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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이 가면 또 다른년이 찾아 오겠지만
새년이 올때마다 딱 일년만 살자고
찾아오는 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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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어 살고 싶어도 도리가 없고
살기 싫어도 살아야 할 년이거든요
모두들 불경기라고 난리고
멍든 가슴에 상처만 남겨놓고
이제는 간데요
글쎄~~~!!!
이년은 다른년이겠지
얼마나 기대하고 흥분했는데
살다보니 이년도 별수없는 년이고
늘 새년은 좋은년 이겠지하고 희망을 가지고
맞아보지만 지나고나면 먼저간 년이나
별차이를 못느꼈습니다
그년이 그년이고 또이또이 더군요.
어느 년인가는 IMF라는 서양년이 와서는
살림을 불려준다고 하더니
소중하게 간직했던 돌반지도 홀라당 빼주고
안방까지 내주고 한겨울에 얻어다논 개떨듯 떨고 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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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년은 평생 잊지못할 년이고
어떤년은 두번다시 처다보기도 싫을정도로
꼴보기 싫은 년이고
생각해보면 애인같이 좋은년도 있었고
원수같이 도망간년이 있었나하면
살림 거덜내고 가는 망할년이 있지않나
정신을 못차리게 해놓고 섯달 그믐날 야밤에
튀는 별 미친년도
다 있었답니다 우라질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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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덕담을 나누며 차한잔 마실 시간도
이젠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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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이라도 곧 떠날년과
마무리가 잘 되었으면 합니다
이년저년 살아봐야 특별한 년이 없네요
그래도 내년은 좋은 년이 오기를 기대하며
설램으로 새년을 맞이하렵니다
새년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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