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부르려거든 / 김종환
날 부르려거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지 말고,
참소주를 한 잔 사겠소 라고 말해 주오
좋은 술집,
비싼 술집이 아니라도 좋소
시장 안, 꼭 시장 안이 아니라도 좋소
돼지 국밥집이나
순대 국밥집이면 더욱 좋소
술을 사겠다니 부담이 없어 좋지만,
주머니엔 술값을 넣어 가지고 나가겠소
마시다 보면
술값은 내가 낼 수도 있고,
아니면 2차를 내가 내더라도
그게 술 마시는 기분 아니겠소
한 잔이라고 했지만
한 병씩은 마십시다 그려,
그리고 기분이 동하면 한 병 더 시킵시다
혹시,
술값을 내가 내어도 나무라지는 마오
술 사려다 대접받으니
그대가 좋을 것이고,
대접 받으려다가 내가 대접을 했으니
내 기분도 좋을 것이라오
날 부르려거든 그냥,
참소주를 한 잔 사겠소 라고만 하소
어제 과음했어도 나가리라
내일 과음할 일이 있어도
오늘 저녁엔 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