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
원효 대사는
중생의 병(病)중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
'내일로 미루는 습관' 이라고 했다.
히말라야 설산(雪山)에는
야명조(夜鳴鳥)라는 새(鳥)가 산다.
'밤에만 집을 짓겠다고 우는 새'
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새는 밤이 되면
혹독한 추위를 이기지 못해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 겠다고
다짐하지만,
날이 밝아 따뜻한 햇살이 비치면
밤새 얼었던 몸을 녹이며
어제 저녁의 일을 까맣게 잊고
다시 하루종일 논다.
또 다시 밤이 오면
낮의 일을 후회하며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운다.
'야명조'는 이 같은
결심과 후회를 반복하면서
오늘도 집 없이 추위에 떨며 운다.
사람들은 곤경에 처할 때면,
이 상황만 극복된다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한다.
그렇지만 그 일이 해결되고 나면
이내 어려웠던 상황을 잊어버리고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똑같은 고통을
몇 번씩 반복해 겪는 건,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약한 마음 때문이다.
우리들이 '다음부터 잘해야지' 하면서
현재의 일을 내일로 미루는 행동은
설산의 '야명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우리도 '야명조'처럼
한낮의 따사로움에 취해
추운 밤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